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수출기업 10개 중 9개는 수출 채산성이 악화된 것으로 14일 조사됐다. 또 수출기업들은 적정환율을 1073원, 손익분기점환율을 1045원으로 평가, 최근 환율이 수출기업이 바라는 손익분기점환율 수준을 밑돌아 채산성 악화와 수출물량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8~12일 지난해 수출 50만 달러 이상인 무협 회원사 2000개사를 상대로 실시한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영향' 설문 조사에 응답한 340개사(대기업 30개사, 중소기업 310개사) 중 88.5%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채산성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수출물량이 감소했다'는 기업은 28.2%다. 대기업에 비해 환율 하락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채산성 악화와 함께 수출물량이 감소했다는 비율은 29.0%로 대기업 20.0%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아직까지 채산성과 수출물량 모두 큰 영향이 없다는 기업은 10개 중 1곳(11.5%)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의 원화 강세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경우 당초 계획했던 수출액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기업이 87.1%에 달했다. 5%이상 차질을 전망하는 기업은 34.4%로, 대기업(23.4%)에 비해 중소기업(35.5%)의 우려가 더욱 깊었다. 이번 조사에서 수출기업이 평가한 적정 환율은 1073원, 손익분기점환율은 1045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적정환율은 적정이윤을 보장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이다. 기업규모별로 적정환율은 대기업 1069원, 중소기업 1073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기업 1040원, 중소기업 1046원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이달 손익분기점환율 1052.3원,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12월 적정환율 1120.45원, 손익분기점환율 1066.05원을 제시한 바 있다. 손익분기점환율이 현재 환율 수준보다 낮다고 응답한 기업은 23.5%에 불과했다. 지난 12일 기준 환율수준(1024원 내외)에선 수출기업의 76.5%가 '출혈수출'에 직면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가격경쟁력에 민감한 경공업제품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높게 나타났고 원자재 수입 비중이 낮은 자동차(부품 포함)도 다소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론 플라스틱·고무·섬유제품 1053원, 자동차(부품 포함) 1052원, 철강제품 1048원, 석유제품·화공품 1045원 등이다.
환율 하락에 대한 대응으로는 원가절감(24.2%)과 신규시장 개척(23.1%)을 꼽았다. 이어 품질 향상 및 신제품 개발(17.6%), 수출가격 인상 시도(8.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22.7%나 됐다. 무협 관계자는 "수출기업의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환율이 안정돼야 한다"며 "단기적인 환율 변동성 대응방안으로 환리스크 강화, 원가절감 등 수출기업의 자구 노력과 함께 외환당국의 안정적인 환율 운용이 요구 된다"고 말했다.
-2014.5.19. KITA